불교의 윤리관

서구에서는 철학과 종교의 영역이 서로 대립되는 개념으로 이해되어 왔다. 따라서 철학과 종교가 서로를 외면한 결과 철학은 형이상학적 허구의 논리 추구에만 급급하여 난해해졌고, 종교는 내세의 사후세계에만 매달리는 신비화, 맹목화의 어리석음을 범하여 왔다.

그러나 불교가 출현하고 전파된 동양에서는 철학과 종교의 영역이 상호 보완적인 것으로서 이해되어 어느 한 쪽이 결여된 개념을 인정하지 않았다. 즉 불교에서는 합리성이 결여된 종교 신앙을 맹목적이라고 비판하고, 실천성이 결여된 채 논리만을 주장하는 것을 관념이라고 비판해 왔다. 따라서 불교는 합리적 실천과 결합한 신앙만이 비로소 바른 종교라고 본 것이다.

불교는 본래 초월자나 절대자에 대한 개념 정립보다는 인간의 심적 추구 즉 심성 개발과 추구에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불교윤리는 인간 심성에 대한 정화의 과정인 종교적 수행이 완성되고 성취됨으로서 사회중생에게 회향되는 실천적 측면에 목적을 두고 있다. 쉽게 말하면 철학과 종교의 이론과 수행이 완성되어 중생사회에 널리 그 뜻을 펴는 것이 바로 불교윤리인 것이다.

불교는 어디까지나 인간학이요, 윤리학이요, 생명학이며 인간이 꿈꿀 수 있는 행복학이다. 왜냐하면 세계는 인간이 인식하고 판단하고 지각하고 추구하는 정도에 따라 그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행복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의 사유와 의지에 의해서 지구생명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교윤리는 이러한 이론과 심성개발이 완성되어 열반에 이르도록 하는 무아의 실천과 사무량심인 자[慈愛]사랑, 비[悲愛]사랑, 희[喜愛]사랑, 사[捨愛]사랑의 선연(善緣)의 공덕을 짓는 무량한 사랑의 실천과 사회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육바라밀이나 십바라밀의 실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