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식별(識)과 지혜(慧)와 생명체의
정신(命, 즉 정신적 자아 또는 영혼)등 세 가지는 본질
(義)과 말(語)이 각기 다른 것입니까, 아니면 본질은
같고 말만이 다릅니까."
"대왕이여, 식별은 분별해 아는 지각을 특징으로 하
고, 지혜는 이성으로 식별해 아는 것을 특징으로 하지
만, 생명체의 정신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정신과 같은 것이 없다면, 무엇이 눈으
로 형상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
고,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촉감을 느끼고, 마음(意)
으로 사물(法)을 식별합니까."
"만일 정신 같은 것이 있어서, 보고, 듣고, 냄새 맡
고, 맛보고, 감촉하고, 식별한다면, 눈의 문이 제거될
때 정신(個我)은 머리를 밖으로 뻗고 더 큰 공간을 통
하여 전보다 훨씬 더 똑똑하게 형상을 볼 수 있지 않
겠습니까. 또 귀나 코나 혀나 피부가 제거될 때에도
마찬가지로, 그 전보다 훨씬 더 똑똑하게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고, 맛을 알고, 감촉을 느낄 수 있지 않겠습니
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육신 안에 정신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습니
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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