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당신의 가르침에 경건이 머리 숙이옵나니 당신은 사람이 잘 살
고 못살고는 신의 뜻이나 운명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각자가 짓는
업의 과보임을 설하시어 스스로의 의지로 자기 인생을 힘차게 열
어 나가게 하옵니다.
끝없이 되풀이 되는 생사의 괴로움을 두려워 하는 사람에겐 그
러한 괴로움도 근본 원인은 각자의 마음 속에 깃들어 있는 물질적
욕심, 진리에 대한 무지, 대립적인 식별에 있음을 설하시어 올바
른 이해와 실천으로 그들을 차례로 멸하여 생사의 바다 건너 열반
(벗어남)에 고요히 머물게 하옵니다.
그러나 열반에 머물게 하는 이러한 여러가지 가르침은 머나먼
수행의 길에서 한때의 휴식을 주기 위함일 뿐 모든 부처님의 진정
한 뜻은 뭇 중생에게 궁극적으로는 부처님과 같은 깨달음에 이르
게 하는 데에 있노라고 당신은 설하시옵니다.
룸비니에서 태어나 쿠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드신 다는 것도 중
생을 가르치기 위해 짐짓 그렇게 설하실 뿐 실은 아득한 옛겁에
이미 깨달음을 이루시고 중생과 더불어 항상 이세상에 머무시며
더럽고 악한 이땅에 부처 나라를 세우시노라고 당신은 설하시옵
니다.
당신을 보필하는 여러 큰 보살님들도 깨끗한 땅을 버리고 중생
속에 뛰어들어 그들의 괴로움을 덜어 줌을 보옵니다. 불교의 진
정한 뜻을 더러운 땅에 피는 하얀 연꽃에 비기시는 까닭을 짐작하
겠사옵니다.
저희들 어린 무리는 지금까지 숱한 종교와 사상의 어지러움
속에서 갈 길을 못잡고 방황하더니 이제 당신의 가르침을 만나 진
리를 깨닫고 괴로움을 해결하고 인류에게 봉사할 참다운 길을 발
견하옵니다. 덧없는 목숨에 고귀한 삶의 가치를 주게 된 이 환희
이 기쁨을 무엇에다 견주리까. 부모님 슬하같은 당신의 영원한 사
랑속에서 저희들은 이제 외롭지 않사오며 믿고 의지하고 기도하고
참회할 확실한 의지처를 찾았나이다.
소망이 있을 때마다 당신을 부르니니 그때마다 저희들의 착한
의지를 북돋아 주시고 괴로움이 있을때 마다 당시을 부르리니 그
때마다 저희들의 마음에서 번뇌를 여의여 주시고 편안함에 빠질때
마다 당신을 부르리니 그때마다 지금 이 역사 속에 부처나라를 실
현할 저희들 불교인의 사명을 일깨워 주옵소서.
당신의 한결같은 보살핌을 힘입어 저희들 어린 무리는 깨달음
을 구하면서 성실하게 일하고 가정에 충실하고 사회에 봉사하고
법회를 봉행하는 생활인의 불교를 닦아 나가고저 하옵니다.
그릇된 믿음이 어지럽게 행해지고 불교의 참다운 정신도 찾아
볼 수 없는 오늘날 부디 저희들의 이 조그마한 뜻을 가꾸어 당신
의 바른 법이 다시 이 땅에서 한 떨기 하얀 연꼿처럼 피어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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