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물었다.
"그대는 모든 시간의 근원적 시작(始源)은 인식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조그마한 씨알 하나를 땅에
심는다고 합시다. 그 씨알은 싹이 터서 점차로 성장하
고 무성하여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씨알을
받아 다시 땅에 심으면 또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이
종자(個體)의 연속에 끝이 있겠습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시간의 근원적 시작은 인식되
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닭이 알을 낳고, 그 알에서 닭이 생기고 또, 그 닭
에서 알이 생겨납니다. 이 연속에 끝이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끝이 없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시간의 근원적 시작은 인식되
지 않습니다."
"또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그때 나아가세나 존자는 땅에 원을 그려놓고 왕에게 물
었다.
"이 원둘레에 끝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와 같은 순환(循環)을 세존께서는, 눈
(眼)과 형태(色)에 의하여 눈의 식별작용(眼識)이 생
기고, 이들 셋이 화합했을 때 접촉(觸)이 생기고, 접촉
을 연유하여 감수(受)가 생기고, 감수를 연유하여 갈
애(愛)가 생기고, 갈애를 연유하여 갈구하는 행동(取
와 業)이 생기고, 행동(業)으로부터 또 다시 눈이 생
겨난다.'고 하셨습니다. 연속에 끝이 있겠습니까."
"끝이 없습니다."
나아가세존자는 그 밖의 감각 기관(귀,코,혀,몸,
마음)의 하나 하나에 대해서 거기 알맞은 순환을 들어
반문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왕의 대답은 언제나 꼭 같
았으므로 존자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대왕이여, 그와 같이 시간의 근원적 시작은 인식되지
않습니다."
"잘 대답하셨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