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물었다.
"나아세나존자여, 모든 사상(諸法)이 혼합되어 있을
때, 그것들을 하나 하나 분리시켜 `이것은 접촉(觸)이
요, 이것은 감수(受)요, 이것은 표상(態)이오, 이것은
의사(思)요, 이것은 식별(識)이오, 이것은 성찰(尋)이
오, 이것은 고찰(伺)이다,'고 구별을 명백하게 할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따로 따로 구별할 수 없습니다."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궁정의 요리사가 시럽이나 소오스를 만든
다고 합시다. 그는 거기에다 굳기름과 소금과 생강과
마늘과 후추와 그 밖의 조미료를 넣었습니다. 그때,
왕은 요리사에게 `나에게 굳기름 양념을 갖다 다오, 소
금 양념을 갖다 다오, 생강 양념을 갖다 다오, 마늘 양
념을 갖다 다오, 후추 양념을 갖다 다오, 모든 조미료
가 든 맛있는 양념을 갖다 다오'라고 했다고 합시다.
그 사람은 그 혼합해서 만든 소오스를 일일이 분해하
여 `이것은 시고, 이것은 짜고, 이것은 맵고, 이것은
떫고, 이것은 답니다'고 양념을 따로 따로 분해해서
가져 올 수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양념은 하
나 하나 특징에 의하여 나타나 있습니다."
"대왕이여, 그와 꼭 같습니다. 모든 사상이 한데 혼합
되어 있는 것을 하나 하나 떼어서 `이것은 접촉이다.
이것은 감수다. 이것은 표상이다. 이것은 의사다. 이
것은 식별이다. 이것은 성찰이다. 이것은 고찰이다'고
구별지워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상을
하나 하나의 특징에 의하여 논의할 수 있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장로가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소금은 눈으로 알(識別)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존자여."
"대왕이여, 주의해 주십시오. 눈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소금이 갖고 있는 흰 빛에 지나지 않습니다."
"존자여, 그러면 혀로 알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존자여, 모든 종류의 소금은 혀로써만 식별합니까."
"그렇습니다."
"존자여, 만일 소금을 혀로만 식별할 수 있다면, 황소
는 왜 전체를 짐차로 실어 나릅니까. 짠 맛만을 나르
면 되지 않겠습니까."
"대왕이여, 그것은 짠 맛만을 나를 수 없기 때문입니
다. 짠 맛과 무게라는 두 가지 성질(二法)은 실제 소금
에서는 하나로 되어 있으나, 원래 영역을 달리하고 있
습니다. 대왕이여, 대체 소금은 저울로 달 수 있습니
까."
"그렇습니다. 달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대왕이여, 소금은 저울로 달 수 없습니다.
그 무게를 저울로 달 수 있을 뿐입니다."
"잘 말씀하셨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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