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사람이 죽었을 때 윤회의 주체가
저 세상에 옮아감(轉移)이 없이 다시 태어날 수 있습
니까."
"그렇습니다. 옮아감이 없이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
다."
"어찌하여 그럴 수 있습니까.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한 등에서 딴 등에 불을 붙인
다고 합시다. 이런 경우 한 등이 딴 등으로 옮아간다
(轉移)고 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윤회의 주체가 한 몸에서 딴
몸으로 옮아감이 없이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그대가 어렸을 때, 어떤 스승(詩師)으로부
터 배운 시를 기억(회상)합니까."
"그렇습니다.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시는 스승으로부터 그대에게로 옮긴(轉移)
것입니까."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몸이) 옮김 없이 다시 태어나
는 것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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