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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론(對論)을 끝내며

4,686 2020.03.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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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론(對論)을 끝내며

  장로는 물었다.
  "대왕이여, 지금 몇 시인지 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초저녁(初更)이 지나고 밤중
  (中更)으로 접어들었을 뿐입니다. 등불용 횃불이 켜져
  있습니다. 네 개의 기가 세워지고 선물이 그대를 위하
  여 창고로부터 운반되고 있습니다."
  요나카 인들은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참으로 이 수도승은 현자입니다."
  "정말 그렇다. 장로는 현자이다. 그 분과 같은 스승이
  있고, 나와 같은 제자가 있다면, 현자는 진리를 깨우
  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장로의 해답에 만족한 왕은 나아가세나 장로에게 10만
  금의 값어치가 있는 모직 옷을 선사하고 이렇게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오늘(사흘 째)로부터 8백일 동
  안 나는 그대에게 식사 공양을 드리겠습니다. 궁정에
  있는 것 중에서 그대에게 알맞은 것은 무엇이든 바치
  겠습니다."
  "대왕이여, 그만 하십시오. 나는 생활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가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나
  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대 자신을 옹호하고
  또 나를 옹호해 주십시오, 즉 `나아가세나 존자는 밀린
  다왕에게 청정한 신앙을 불러 일으켰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고 하는 세평이 닥쳐올 것입니다. 그러니
  까 이러한 선물을 받음으로 그대 자신을 옹호하십시
  오. 또 `밀린다 왕은 청정한 신앙을 얻었지만, 그러한
  신앙을 얻었다는 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세평이 빗발
  칠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선물을 받으심으로 나
  를 옹호해 주십시오."
  "그렇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존자여, 사자왕은 금궤에 들어가더라도 얼굴을 밖으
  로 향합니다. 마찬가지로, 나는 속가(在家) 생활을 하
  더라도 출가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얼굴을 밖으로 향하
  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집을 버리고 출가하더라도 출
  가 생활을 오래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출
  가하려고 생각하자 나의 적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때, 나아가세아존자는 밀린다 왕과의 문답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승방으로 돌아갔다. 나아가세나 존자가
  돌아간 뒤 얼마 안되어 밀린다 왕은 `나는 무엇을 물었
  던가, 존자는 무엇을 대답했던가'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밀린다 왕은 `나는 모든 것을 똑바로 질문했고 존자는
  모든 것을 정확하게 대답했다'고 결론지었다.
    승방에 돌아온 나아가세나 존자도 역시 `밀린다 왕은 무
  엇을 물었던가, 나는 무엇을 대답했던가'고 생각했다.
  그리고 존자는 `밀린다 왕은 똑바로 질문했고, 나는 정확
  하게 대답했다'고 결론지었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아침 옷을 입
  고 바루(鉢)와 가사를 들고 밀린다 왕의 궁정으로 갔다.
  자리에 앉자 밀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인사 드리고
  한 편으로 앉았다. 그리고 밀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에
  게 이렇게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 하지는 마십
  시오. 즉 `나는 나아가세나에게 질문했다는 즐거움 때
  문에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존자여, 나는
  밤새도록 생각에 잠겼습니다. 다시 말하면 `나는 무엇
  을 질문했는가, 존자는 무엇을 바르게 대답하셨는가'
  라고. 또 `나는 모든 것을 똑바로 질문하고 존자는 모
  든 것을 바르게 해답하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장로는 또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아무쪼록 이렇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즉
  `존자는 밀린다 왕의 질문에 대답했다는 즐거움 때문에
  뜬 눈으로 새웠다'고 대왕이여, 나는 밤새도록 생각
  에 잠겨 있었습니다. 즉 '밀린다 왕은 무슨 질문을 했
  던가 나는 무슨 해답을 주었던가'고. 또 `밀린다 왕은
  모든 것을 똑바로 질문하고 나는 모든 것을 바르게 해
  답했다'고." 이리하여 두 현자는 서로 올바르게 말한
  일을 만족하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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